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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라 덕후 투어 IN (또) 도키요 #2 본문
에즈라 덕후 투어 IN (또) 도키요 #2
4. 시부야라 쓰고 JBS라 읽는다
시부야가 관광지인 요인 뭘까? 에즈라 덕분에 두 번 갔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횡단보도 왜 유명한 거지. 유명해서 유명한 거 같은 기분이야. 무슨 말이야 싶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사람이 많아서 구경거리인 걸까요?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아서 감명받지 못한 건가.
아무튼 나는 JBS에 가려고 시부야에 왔다. 그래도 일단 이동하기 전에 횡단보도 조금 보다가, 서점에 들렀음. 몰랐는데 요 사진 왼쪽 아래 귀퉁이에 그 서점 걸쳐있어. 아무튼 이 서점에 들린 이유는 그냥 혹시나 싶어서 에즈라 나왔던 무비스타 8월호 잡지 구해볼 목적이었는데, 찾기 힘들어서 사장님한테 물어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품절 됐다고 그럼ㅠㅠ 내가 의욕이 넘치는 관광객이었다면 다른 서점들도 부지런히 들렀겠지만 그런 사람이 아닌 관계로 어딜 가나 품절일 거 같길래 그냥 깔끔하게 포기했다.
서점에서 나오니까 버스킹 공연이 준비됐다. 바로 JBS로 가려고 했는데 이분들 노래 너무 좋고 잘해서 한참 보다 왔다. 영상 찍어둔 게 있나 했는데 안 보이는군. 인스타 라이브 영상은 원래 폰에 저장이 안되는 건가ㅠ 아마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렸던 거 같은데, 뭐 그렇게 귀찮게 영상 따오고 이러고 싶진 않고. 아무튼 기분 좋게 잘 듣고 있었는데 얼마 안 가서 경찰이 오는 바람에 중단됐다. 기타 치던 분 관객들한테 인사하길래 황급히 불러가지고 이거 본인들 노래예요? 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천 엔 주고 앨범 사왔다. 근데 문제는 내가 그걸 지금 어따 뒀는지 모르겠네 ㅋㅋㅋ망함
(JBS 가는 길목)
버스킹도 끝났겠다, 드디어 그놈의 JBS로 향했다. 저번에 왔을 때 문 닫았단 사실 믿기 싫어서 한 세 번이나 여기 왔다갔다 했더니 이제 지도 안 봐도 어딨는지 잘 알아... 휴 정말 그 때 왜 문 안 여신 거예요... 가는 길에 마주칠 수 있는 에즈라 스팟 중 하나에서 또 사진 찍고 골목 꺾어 JBS 건물로 향했음. 이날 저녁엔 건물 외벽 간판에 불이 들어와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기억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가게 오픈했다는 거 믿지 못하고 흑 시발 제발 두근두근 하면서 올라감. 그리고 2층에 올라서자 마침내 셔터 뒤에 있던 JBS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간판이 뭐길래 그렇게 보기 힘들었지)
사람이 많이 붐벼서 자리도 없다 그런 얘기를 좀 듣고 갔는데 나는 수요일 저녁이어서 그런지 한 4명 있었나..? 넘나 한산하고 조용함ㅋㅋㅋㅋㅋ 나는 술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 술에 대해 아는 게 없어가지고 그 유명한 주인장 할아버지께 메뉴 있냐고 하니까 없다고 했음. 덕후무룩... 그래서 그냥 맥주 하나 달라고 했다. 아는 게 맥주 뿐이에요. 전 메뉴 500엔인듯?
일단 대충 자리 잡긴 했는데 집에서 다이어리를 두고 와가지고 할 게 없다. 원래 다이어리 가져와서 거기에 꼼꼼하게 있었던 일 적고 이것저것 적으려고 했는데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그냥 개뻘쭘맨이 돼버림.. 하는 수 없이 늘 하는 트위터나 하고; 그냥 가게에 틀어진 노래 듣고 그랬네. 사실 나 왔을 때 일본에 사는 에지 친구랑 진짜 그 독특한 머리 스타일부터 안경 쓴 거까지 똑같은 사람 바에 앉아있었는데 금방 나가더라. 아마 아니었게지? 흠
음악이야 뭐 아저씨가 잘 셀렉해서 듣기 좋았고 분위기도 잔잔하니 좋았으나 일단 술맛 모르는 사람이라 술을 마실 것도 아니고, 딱히 할 것도 없고... 그래서 그냥 여기 왔었다는 거에만 의의를 두고 한 30분 정도 있다가 바로 나왔다. 맥주 한 4모금 마셨나... 원래의 계획은 매일 저녁마다 와야지! 였는데 술알못에겐 그냥 뭐 하루 정도면 충분한 거 같음 ㅋㅋㅋ 내가 어정쩡한 요일에 가서 그런가.
그리고 숙소 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더 들려야지 하고 간 곳이 타워레코드 근처. 저번 3월에 왔을 때도 이 근처에 트레인렉 상영하는 영화관이 있어서 방문했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영화관 맞은편 건물에 붙어있던 광고판이 에즈라가 찍혔던 그 사진 속의 광고판이랑 똑같은 거야. 그래서 그때 못 찍었던 사진을 다시 찍기 위해 그쪽으로 걸어갔다. 근데 가는 도중에 포켓와이파이 배터리 나가서 꺼지는 바람에 급하게 보조배터리로 충전하면서 갔다 ㅠ 데이터 안 되고 배터리 없으면 불안함 맥스 찍는 중독자여서 건너편으로 가야 최대한 비슷한 각도 나올 거 같은데 그거까진 귀찮고 빨리 숙소가고 싶고 해서 그냥 근처에서 대충 한방 찍은 뒤에 돌아갔음.
5. 첫날밤 마무리
도쿄 올 때 충전기를 두고 와서 보조배터리 충전기 하나로 와이파이+보조배터리+휴대폰 기기 세 개를 충전해야 했던 상황이라 충전하는 데만 해도 시간 한참 걸릴 거 같아서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집 나설 때 완충 안 돼있으면 불안한 사람이어서... 아 지하철 어떤 노선 천장에 선풍기 달려있던데 신기했다. 이게 유독 기억에 남네. 찜통여름더위 속에서 한 줄기 빛 같은 존재였음. 짱 시원.
숙소 들어가기 전에 편의점 가서 간식거리를 좀 사가기로 했다. 일본 편의점 음식 유명하긴 한데 나는 막상 가니까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고~ 식사까지는 하고 싶지 않고~ 해서 그냥 롱크림빵이랑 음료수 사서 갔다.
숙소 도착해서는 짐부터 내려놓고 먹을 거 챙겨서 쭐래쭐래 라운지 내려왔는데 사람 겁나 많았다; 한 테이블마다 다 차지하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불편한 바 테이블에 앉았음. 근데 나 앉자마자 어떤 애가 옆에 슥 와서 간 보길래 더 뻘줌민망이었음...야 밥 먹는데 옆에 오지마.. 부담스러운 시선을 애써 모른 척 하고 빵 먹으면서 방명록 뒤적거리는데 아오 옆에 앉은 애 아는 척 안 하면 안 갈 거 같아섴ㅋㅋㅋ큐ㅠ 하는 수 없이 눈 마주치고 인사 함... 일본 사람이냐고 묻길래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그럴 것 같았다 함. 응 그래서 어쩌라는 것이죠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예의상 너는 어디 사람이냐고 물으니까 맞춰보래. 아 그거 내가 너무 싫어하는 대답패턴이라서 ㅋㅋㅋㅋㅋㅋ큐ㅠㅠ 아 나 이런 질문 싫어한다고 얘기해도 맞춰보라고 하길래 어 그래 너 미국인은 아닌 거 같다 하고 모르겠다 그러니까 스위스 애라고 했다. 글쿠나... 얘는 일본 온지 2주 정도 됐다 그랬나? 학교 들어가기 전에 여행 온 거래. 나는 원래 회사 휴가로 잡은 건데 사실 그 전에 퇴사했음ㅎㅎ;;이라고 하니까 왜 도쿄 왔냐길래 멀리 가고 싶어도 한국은 그만큼 휴가를 안 준다고 헬조선을 욕하였다. 적어도 일주일은 줘야 되는 거 아니냐며 광광
도쿄에서 갈만한 데 추천 해달라니까 시청 전망대? 거기랑 메이지 신궁 그런 거 추천해줬어. 근데 신사 이런 데 왜색 너무 심해서 나는 별로 안 가고 싶었지만 어 그렇구나 했다. 그리고 뭐 다른 얘기 한 거는 당연히 한국과 스위스 소개타임... 레알 진부함의 끝이구만 ㅋㅋㅋㅋㅋㅋ 걔가 자기 방에서 스위스 초콜렛 가져와서 그거 얻어먹고 유럽애들 치즈부심 개심하니까 얘도 당연히 라클렛? 그거 보여주면서 스위스 음식이라고 자랑함. 안 그래도 나도 나중에 그거 먹어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건 좀 도움이 됐다.
예 뭐 그러고 놀다가 나는 빵 다 먹었고 내일 오전에 또 에즈라 보러 가야했기 때문에 나 내일 일찍 일어나야 된다고 자러 간다고 함. 내일 뭐하냐길래 영화 보고 나면 딱히 계획 없다니까 그럼 같이 점심 먹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내가 페북도 안 하고 스냅챗도 아이디는 있는데 안 해서 일단 인스타로 메시지 주고 받기로 하고 엘베에서 헤어졌다. 그땐 이게 피곤함의 시작일 줄은 몰랐지 크흡...
방에 올라가서는 침대보 정리하면서 그날 봤던 영화 속 다니엘의 기분을 절실히 느끼었다네. 이때 트윗했었나 기억 안 나네. 일본 계정주한테 부탁했던 스티커 배부가 극장 측에서 막아서 잘 안 이루어졌다는 연락을 받아서 할 수 없이 내일은 직접 나눠드린다고 한국인을 찾아주세요~ 했다. 그리곤 푹신한 이불에 파묻혀서 잘 잤습니다. 1일차가 제일 빡시고 이제 갈수록 할 얘기 없다
으어어 언제 끝나 이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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