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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라 덕후 투어 in 도키요 #2 본문

여행기

에즈라 덕후 투어 in 도키요 #2

duckoo 2017. 3. 22. 23:53

에즈라 덕후 투어 in 도키요 #2




에즈라 관광 스팟 확인은 여기서 >> 에즈라 덕후 투어 in 도키요 #1





4 숙소 이야기


이 숙소를 고르게 된 이유와 후기를 좀 적어야겠다. 앞서 스치듯 얘기한 것처럼 내가 해외 여행에서 숙소를 잡을 때 고려하는 조건은 다른 것보다 한국인이 많이 없는 곳이다. 뭐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나라 밖에 나와서까지 한국 사람들 많은 곳에 있으면 여행 분위기도 안 나고 같은 국적이라고 서로 흘깃흘깃 쳐다보는 거 너무 싫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인들 너무 부지런해서 아침에 화장실 샤워실 겁나 붐빔. 다른 나라 사람들 일찍 나가봐야 11시라서 나는 한 9시 10시에 준비해도 괜찮음 그러다보니 일단 시내 쪽에서 벗어 났고, 한국인들 많이 간다는 어디어디 동네도 피했다. 이름 생각 안 나네. 5다2바 외우는 것도 한참 걸린 사람에게 뭘 바라겠어. 일본말은 모든 게 익숙치 않아서 한 번에 외워지지가 않는다.


뭐 암튼 가격 좀 싸고, 깨끗하고, 한국인들 잘 찾지 않는 호스텔로 갔고 꽤 만족했다. 숙소 안내문에 한글 하나도 없다. 호호 좋아. 직원들을 자주 마주치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총 세 명 만났는데 셋 다 조용조용하고 예의 바른 스타일이었다. 건물이 정말 강 바로 옆에 있어서 5층 샤워실에서 씻고 나오면 강 보면서 준비할 수 있고, 라운지 식탁에서도 바로 옆 창가에 강이 흘러가는 걸 볼 수 있다. 딱 일본스러운 분위기로 전체적으로 조용한 편이고, 동네도 조용하다. 도심 주택가 느낌. 지하철 역은 어디로 가든 조금 걸어야 있다.


동네는 이런 분위기


(이제와서 보니 왜 녹조강 같지)


5층엔 샤워실이 3개 있는데 기다렸던 적은 없다. 칸칸마다 탈의실이 넓고 옷 담을 바구니도 있는 게 좋았다. 항상 옷 둘 곳이 없어서 괴로웠으므로… 방 안에도 화장실이 있는데, 대학교 화장실처럼 칸이 무지하게 많고, 세면대도 3갠가 4개 있다. 캡슐 호텔이라 같은 층을 30명 넘게 쓰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뭐.


아무튼 2박 하면서 기다리는 경우 없었고 불편한 점 없었다. 아 그리고 잘 때 입을 유카타 200엔에 빌릴 수 있다. 잠옷 가져가는 수고 덜 수 있다. 베게 엄청 푹신하고 좋다. 캡슐 호텔이라 당연히 개인 스탠드 있고, 옆에 작게 턱이 나와있어서 각종 소지품 올려놓으면 좋다.


정수기는 없는 거 같고 자판기에서 물을 판다. 그걸로 잘 마셨다. 물을 끓여서 차를 마셔도 좋을 거 같은데 나는 우려먹는 차는 죄다 싫어해서 안 먹었다. 냉장고도 한 두 개 있었던 거 같다. 주방이 넓지는 않은데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간단한 요리는 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1층이 남자방, 2층이 라운지, 3층이 혼성, 4층이 여자방, 5층이 샤워실/세탁기 있는 곳이다. 엘레베이터로만 이동 가능하다. 아 엘레베이터 내리고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보세 옷집처럼 전신 거울 있고 커튼 치는 탈의실 있는데 거기서 옷 갈아입으면 편하다. 캡슐이 아늑하긴 하지만 옷 갈아입기는 불편하니깐… 숙소 너무 좋아서 도키요 또 가고 싶네.





5 파란보틀에서 할아주쿠까지


2일째가 그나마 제대로 된 관광일인데, 미리 말하지만 나는 삼시세끼 다 안 챙겨먹고, 그냥 배고플 때 밥 먹고 귀찮으면 일정 다 취소하는 한량st 여행객이라 알차고 야무진 계획을 기대하면 실망만이 남을 것이다.


숙소 샤워실 좋아서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준비 끝내고 라운지에서 어제 사온 요거트랑 샌드위치 욤욤 하고 9시 반 조금 넘어 숙소 밖으로 나왔다. 나의 첫번째 일정은 5모테산DO의 파란보틀이었다. 미국 갔을 때 못 가봤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최대한 일본을 피하고 싶어하는 자=나. 원래 쉑쉑도 먹으려고 했었는데 그거 대기줄 너무 길다길래 포기했다. 역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골목에 파란 보틀이 있다. 동네가 이쁜 게 서울 가로수길 느낌이 났다.




온라인상으로 자주 만난 파란 보틀 그림이 가게 앞에 놓여있고, 2층으로 쫑쫑 올라가면 카페가 나온다. 나는 막 붐비기 직전 시간대여서 많이 안 기다리고 바로 주문했다. 라떼랑 초코청크 쿠키를 주문해서 먹고 간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러면 그 유명한 테이크 아웃 컵으로는 받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 거라고. 나는 자리에 앉아서 여유를 즐기는 게 우선입니다. 그냥 먹고 간다고 함.


주문을 마치면 직원이 주문 태블릿을 돌려서 이름을 입력하라고 한다. 입력하면 직원이 OO사마~ 하고 이름 확인해본다. 예스예스 하면 택스 붙은 가격을 보여준다. 잔돈을 맞춰내고 싶었는데 아마 희한하게 줬던 거 같다. 되려 동전을 더 받았다. 앗 또 멍청했다고 생각하면서 영수증과 쿠키를 받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쿠키는 주문하는 대로 바로 포장해서 넘겨준다.) 넓은 바 테이블 좋아해서 창밖이 보이는 쪽으로 한 자리 잡았다.


음 사람들이 많이 오네~ 날이 좋네~ 이파리가 푸르네~ 하고 있는데 아까 주문 받았던 직원이 와서 OO사마.. 하고 나를 부른다. 또또! 문제가 생겼다. 도키요 나랑 너무 안 맞는 곳이다. 주문내역 적힌 거 들고 영어로 숫자를 몇 개 말하는데, 요지는 자기가 거스름돈을 더 줬다는 것. 몰라 나는 아까도 5엔이랑 50엔 구분 못 해서 막 냈던 사람이라 그냥 내가 갖고 있는 동전 다 꺼내서 보여줬다. 얼굴에 표정 ???? 이러고 있었더니 알아서 동전 하나 챙겨 감. 에휴에휴 하면서 트위터 하고 신동사 스크립트도 읽고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내 커피가 안 나와. 20분이 지났다. 두 시에 영화 보러 가기 전에 구경할 거 다 해야 되는데 음료가 안 나와! 뭐야 신경 예민해져서 남들 보고 있으니까 나 한창 책 보고 있을 때 주문한 사람들이 음료 받아간다.


이제보니 내 자리 위에 아까 직원이 놓고 간 주문 내역서가 있다. 그거 들고 가서 나 아직 커피 못 받았다 하니까 자기들끼리 막 조리대 위에 주문서 살펴 본다. 내꺼 있을리가 있나. 종이 보여주니까 그제야 아 알겠다고 함. 속으로 역시 도키요 나랑 너무 안 맞는다 일본 놈들 가만 안 둬 다시는 안 와 이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금방 라떼 서빙해줘서 사진 몇 장 찍고 호로록 했다. 라떼 맛있다. 라떼 나와서 그제야 쿠키도 먹었다. 쿠키는 생긴 것처럼 엄청 진하다. 그래서 맛있다.



거기서 한 시간 반~두 시간 정도 시간 보내다가 슬슬 걸어서 할아주쿠 롸포뤠 백화점으로 갔다. 그냥 일직선으로 쭉 가면 되는 거라서 노래 들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길 잃을 걱정 없이 걸었다. 햇살 따뜻해서 조금 기분 좋아졌다. 주변에 브랜드 샵 많았지만 쇼핑 관심 없는 사람은 그냥 계속 걷기만 했다. 한 10분쯤 걸어가면 롸포레 백화점이 나온다.


에즈라 서있던 자리 못 찾아낼까봐 맵에 별 찍어놓고 갔었는데 그럴 필요 없이 그냥 그 근처 가니까 커다란 광고판 위치랑 흰 타일 벽 눈에 딱 들어와서 헤매는 거 없이 바로 찾아 갈 수 있었다. 근데 문제는 거기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장소여서 길 가다 말고 그 쪽 사진만 찍고 있는 게 매우 의아해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근데 그게 뭐가 중요하죠, 내 목적은 여기였고 이곳은 나만의 관광지이다..!



그런 마음 가짐으로 사진을 찍는데 사람들 너무 많이 지나다닌다. 주말 낮이라 그런가 계속 해서 사람들 밀려오고 제대로 찍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맞춰 찍은 뒤에, 내 사진도 남기고 싶어서 주위를 둘러봤다. 3~40대쯤 돼보이는 아주머니가 혼자 계시길래 사진 좀 찍어달라고 폰을 건넸는데 자꾸 못 찍으심….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되는데 왜 못하지? 싶어서 보니까 엄지를 휴대폰 메뉴창에 꼭 붙인 채로 들고 계신다. 어어 돈 터치 돈 터치 하고 아니라고 손 막 흔들었는데도 자꾸 그렇게 쥐시길래 막 다시 폰 받아다 이렇게 잡으시면 된다고 설명해주고 겨우 한 장 건졌다. 관광지 아닌 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사진 한 장 남기는 것도 쉽지 않다.



임무 완수 했으니 다음엔 긴JI샵으로 갔다. 에즈라가 일본에서도 세컨 핸드를 하나 산 거 같아서 나도 옷을 사고 싶긴한데 그 매장이 어딘지는 정확히 모르겠고, 그냥 할아주쿠에 있는 아무 빈티지샵이나 가보자, 해서 간 곳이 긴쥐샵. 어차피 롸포레 앞 그 사거리 근방에 있어서 근처 한 바퀴 돌아본 뒤에 그리로 갔다. 근데 그 앞에 남자들 엄청 줄 서있던데 그거 대체 뭐였을까. 뭐 딱히 한 명 붙들고 물어볼 정도로 궁금한 건 아니어서 그냥 바로 매장 들어감.


봄이라서 청자켓이 하나 필요했는데 마침 입구 바로 옆에 청자켓 코너가 있다. 대부분 4,500엔 대였고 간혹 싼 걸로 2천엔 정도 하는 것도 있었는데 그건 안 예뻤다. 그날 밤에 추우면 입으려고 들고 온 외투가 너무 무겁고 짐도 많아서 죽겠는데 거울이 가게에 많이 없다. 짐 바리바리 들고 탈의실 쪽에 있는 거울 보러 옮겨 가야 한다. 잔뜩 들고와서 이것도 입고 저것도 입어보고 싶지만 내 체력은 거지였고 그냥 너무 다 귀찮을 뿐이야. 제일 처음 골라 온 거 입어봤는데 나쁘지 않길래 바로 그걸로 정하기로 했다.




6 야옹이 스트릿에서 로브스타 먹는 곳까지


짐이 더 늘었다! 바리바리 싸들고 캣 거리로 들어갔다. 캣 스투릿 초입에 루으크 라브스타가 있는데 그걸 먹으러 갈 생각이었다. 왜냐면 그것도 뉴욕에서 못 먹었거든. 뉴욕 가서 못 한거 다 도키요에서 하려고 ㅋㅋㅋㅋ 싫어하는 나라에 갔으니 조금이라도 다른 나라의 풍취를 느끼려고 노력했네요. 부질없는 노력이지만 그냥 내 마음이 그래서. 근데 이미 악명대로 줄이 장난이 아니다. 나는 쉬부ya에도 작은 매장이 하나 더 있고 거기는 사람이 없다는 정보가 있었기 때문에 스루하고 넘어갔다. 여기도 옷 가게가 많고 중간중간 구제샵이 있긴 했는데 딱히 사고 싶은 마음까지 드는 건 없더라. 9천 엔을 날렸고 이미 손에 짐이 너무 많아서 짐을 더 늘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날이 정말 따땃하니 좋아서 기분 좋게 걸었다. 어떤 구제샵 들렀다 나오는 길에 길이 예쁘고 날이 좋길래 처음으로 일본 길거리 사진을 찍고, 아까부터 가게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양인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되게 표정 안 좋게 서 있어서 쫄았는데 말 거니까 엄청 친절했음. 그리고 사진도 되게 잘 찍어줬다. 베스트 샷이었고 지금까지 내 카톡 프사에 설정 돼있다. 호호. 고맙다 하고 헤어진 뒤에 계속 걸었다.


짐이 많아 슬픈 짐승


가다보면 예쁜 소품 가게도 있고 힙한 벽화도 있고 아기자기 하게 예쁘다. 근데 그런 게 아주 막 많은 건 또 아님. 저는 아이쇼핑도 귀찮은 게으름뱅이라 일일이 들어가서 확인해보지 않는다.





에즈라를 향한 나의 마음을 담은 글귀다

SOMETIMES IT'S NICE JUST TO DESTROY SHIT FOR EZRA

가끔은 에즈라를 위해 그 개같은 거 그냥 부셔버려도 좋아

누구든 우리 큰 에즈라 밀러를 건들면 ㅈ되는 거라고 다짐하며 찍었다


야옹이 스트릿을 다 걸어 내려오면 쉬부야 근처 동네로 오게 된다. 나는 로브스타를 먹으러 더 걸어갔다. 오르막이 많아서 갈 때 좀 힘들다. 정말 조용한 골목에 위치하고 있지만 구글맵이 있으니 찾기 어려운 건 아니다. 테이크 아웃 커피숍처럼 작은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면 그대로 먹으면서 가든, 거기서 먹고 가든 하면 된다. 나는 옆에 딸린 작은 매장 안에 앉아서 먹었다. 2인용 테이블이 4갠가 빼곡하게 채워진 정말 좁은 곳인데, 그래도 사람이 아무도 없었음. 에고 속 편하다. 짐 내려놔서 어깨 살 것 같다. 사진 찍고 욤욤 했는데 막 사람들이 너무 감동스럽게 후기 써뒀던 것처럼 그렇게 맛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랍스타와 빵이다. 여기가 뉴욕이 아니라서 그런 걸까? 아무래도 뉴욕을 한 번 더 가야겠어, 라고 뉴욕 여행의 합리화를 했다. 암튼 그래도 한 번 먹어볼 만은 한 거 같다.




영화를 예매 해놨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 조금 개기다 가려고 했는데 넘 호로록 먹었고, 좁은 매장 자리 차지하고 있기 민망해서 남은 시간 그냥 영화관 구경하면서 시간 때우자 싶어서 짐 챙기고 다시 나왔다






3편이 마지막이겠지? 그만 쓰고 싶다 이제